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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세극장] 남의 가정 건드리면 세금폭탄 맞는다

임명규 기자 seven@taxwatch.co.kr taxwatch

2019-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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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세클리닉-사랑과 전쟁]①내연관계

세금을 둘러싼 납세자들의 사연은 각양각색이다. 멀쩡한 부부가 위장이혼하고, 내연관계가 발각되기도 한다. 위자료와 양육비, 사실혼 등도 단골 키워드로 등장한다. 막장드라마를 방불케 하는 실제 사연과 절세 방법에 대해 알아봤다. [편집자]

기라성 같은 선배들을 제치고 팀장으로 승진한 그날! 그녀만을 위해 축하파티를 열어준 사람은 바로 회사 부회장이었다. 그녀는 선배들을 따돌렸고, 부회장은 처자식을 내팽개쳤다. 로맨틱한 프로포즈에 이어 결혼까지 약속했다. 하지만 그들의 은밀한 연애는 시간이 지날수록 파국으로 치닫게 되는데...

#얼마면 돼? 10억이면 돼?
"강남에 아파트 사줄테니, 부모님 모시고 살아."
"그렇게 비싼 집은 필요없어요. 전세면 충분해요."
"일단 10억원 줄게. 대신 피임수술부터 하고."

그녀는 부회장이 시키는대로 하면 행복하게 살 수 있다고 믿었다. 평생 월급을 모아도 어림없는 서울 강남의 아파트에서 부모님과 함께 살게 되지 않았는가. 그렇게 스스로를 위안하며 부회장의 말도 안되는 요구를 다 들어줬다. 돈이 필요하다고 하면 마이너스 통장을 개설해 빌려주기도 했다. 

그런데, 어머니가 내연관계를 알고 충격을 받고 쓰러지자 정신이 번쩍 들었다. 회사를 그만두고 부회장과의 불륜 관계도 정리했다. 하지만 그녀를 기다린 것은 증여세 과세통지서였다. 부회장이 내준 아파트 전세금에 대해 증여세를 내라는 것이었다. 

내연관계를 청산하면서 받은 위자료라고 주장했다. 국세청과 조세심판원은 인정하지 않았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부회장의 오리발이었다. 국세청 직원이 찾아가 그녀와의 관계를 묻자 부회장은 "전혀 모르는 일"이라고 발뺌했다. 결국 그녀는 증여세를 고스란히 납부하고 눈물을 삼켜야 했다. 

#낳고 싶은 여자, 원치 않는 남자
"사장님! 저 임신했어요. 꼭 낳고 싶어요."
"돈은 넉넉히 줄테니, 당장 수술하러 가자."
"그럴 순 없어요. 사모님한테 말해볼까요?"

남편과 이혼하고 아이 둘을 키우던 그녀에겐 치명적인 비밀이 하나 있었다. 무려 18년 연상인 유부남 사장이 그녀의 애인이었다. 두 사람은 만나자마자 불꽃이 타올랐고 4년 동안 부적절한 관계를 이어갔다. 

이미 본처와 두 아이를 둔 사장은 그녀를 임신시키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임신이 가능한 날짜를 피해 한 달에 1~2번만 그녀를 찾아갔다. 하지만 사장의 태도가 괘씸했던 그녀는 몰래 산부인과를 다니며 임신을 준비했다. 

그녀의 계획대로 임신에 성공하자 사장은 낙태를 강요했다. 거액의 합의금을 받고 수술을 강행한 그녀는 국세청의 세무조사를 받았다. 국세청은 그녀를 '가정파탄의 가해자'라고 규정해 소득세를 추징했다. 기타소득으로 분류하는 '사례금' 명목으로 세금을 내게 된 것이다. 

#회장님의 위험한 삼각관계
"흑흑! 사모님이 절 찾아와서 협박했어요."
"내가 가진 주식 넘겨줄게. 우리 오래 가자."
"정말요? 저는 회장님만 믿고 따라갈게요."

쌀쌀맞은 아내의 등쌀이 지겨웠던 회장은 사실 몰래 바람을 피우고 있었다. 상냥하고 애교많은 그녀를 위해서라면 뭐든지 다 해주고 싶었다. 외도 사실을 아내에게 들켰지만 회장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충격에 빠진 아내를 내버려두고 내연녀를 달래기 위해 자신이 가진 회사 주식 2만주를 선물했다. 

주식까지 넘긴 사실을 알게 된 회장의 아내는 눈이 뒤집혔다. 남편을 상대로 이혼과 재산분할 청구 소송을 냈다. 다만, 내연녀가 주식을 돌려주면 소송을 취하해 주겠다고 했다. 내연녀는 어쩔 수 없이 주식을 아내에게 넘겼고, 회장과 아내는 결혼생활을 유지하게 됐다. 

결국 내연녀는 한 푼도 챙기지 못했지만, 1억원의 증여세를 내게 됐다. 회장이 주식을 넘길 때 주식 가치를 너무 낮게 계산했다는 이유였다. 세금이 억울하다며 국세청과 조세심판원을 찾아가봤지만 오히려 쓴 소리를 들어야 했다. 국세청은 "혼인관계를 파탄에 이르게 한 책임을 져야 한다"며 "과세에 전혀 문제가 없다"고 했다.  

■ 절세포인트
배우자가 있는 사람과 내연 관계를 지속하면서 받는 돈에는 증여세 문제가 발생한다. 가족도 아니고 그저 남남이기 때문에 증여재산공제와 같은 혜택도 받을 수 없다. 배우자 자격이 없기 때문에 헤어지고 나서 받은 위자료에 대해서도 증여세 비과세가 성립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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