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들의 연말정산이 해를 거듭할수록 편리해지고 있습니다. 국세청이 제공해주는 연말정산
간소화 서비스가 해마다 개선되고 있기 때문이죠.
이번에도 15일에 국세청 연말정산 간소화 서비스가 개통됐습니다. 근로자들은 손쉽게 자신의 공제내역을 조회하고, 그 자리에서 공제신고서
작성은 물론 제출까지 한 번에 끝낼 수 있죠. 심지어 얼마나 환급받을 수 있을지 예상세액을 미리 계산해
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간소화 서비스에서 조회되는 내용을 무조건 신뢰해서는 안 된다고 하는데요. 국가기관인
국세청이 만든 시스템인데 왜 100% 믿어서는 안 되는 것일까요.
# 조회되지 않는 것이 있다
우선 간소화 서비스에서 조회되지 않는 공제항목들이 여전히 있습니다. 국세청이 편리한 연말정산을
지원하기 위해 해마다 소득과 공제자료를 확대·제공하고 있지만, 국세청도
어디까지나 자료발급기관에서 제출받아 제공하는 것이라는 한계가 있거든요.
따라서 발급기관이 빠뜨리거나 아직 법적으로 자료제출이 의무화되지 않은 항목들은 간소화 서비스에서 조회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안경구입비나 중고등학생의 교복비, 취학전 아동의 학원비, 기부금, 장애인 보장구 구입·임차비용
등은 제출의무가 없기 때문에 간소화 서비스에서 조회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 근로자가 직접
해당 영수증을 수집해 제출해야 합니다.
또, 신용카드 등의 사용액 중 전통시장·대중교통
사용액과 도서공연비 및 박물관·미술관입장료는 각각 40%, 30%의
높은 공제율로 추가공제 받을 수 있는데요. 이런 항목이 일반공제율(15%)이
적용되는 항목으로 구분되지 않았는지도 직접 확인해봐야 합니다. 추가공제 항목은 제도 도입기간이 짧고
국세청에 자료제공이 원활하지 않은 곳이 있을 수 있거든요.
# 공제되지 않는 게 있다
새로 입사를 했거나 이직으로 근로에 공백기가 있는 경우, 또는 중도에 퇴사한 경우에는 자신이
일한 기간에 지출한 비용만 공제가 되는 항목이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신용카드 등의 사용액 소득공제와 보험료·의료비·교육비세액공제
등은 근로 제공기간에 사용하거나 납입한 금액만 공제대상이 됩니다.
따라서 이런 경우에는 연말정산 간소화 서비스의 '월별' 조회
기능을 활용해 근로기간에 해당하는 월별로 조회를 한 후, 그 해당금액만 공제를 신청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나중에 과다공제로 의도치 않은 세금이 추징될 수 있습니다.
반면, 기부금과 개인연금저축, 소기업·소상공인 공제부금, 국민연금보험료 등 근로자가 아닌 경우에도 공제를
받을 수 있는 항목들은 근로기간과 관계 없이 연간 납입액 전체가 공제대상입니다.
# 최종 책임은 나에게 있다
근본적으로는 연말정산 신고가 잘못된 경우의 책임이 오롯이 근로자 본인에게 있다는 점을 꼭 기억해야 합니다.
세금은 과세관청이 고지서를 보내 고지하는 세금과 납세자 스스로 신고하는 세금으로 나뉘는데요. 근로소득세는
원천징수돼 매달 월급에서 알아서 떼이긴 하지만 최종적으로는 연말정산 신고를 통해 스스로 신고하는 신고납부세금입니다.
신고납부세금은 법적으로 그 신고납부자에게 잘못된 신고의 책임이 있기 때문에, 근로자는 스스로
공제항목을 꼼꼼히 체크해야 합니다. 과다공제를 받아 추징을 당하거나 공제를 덜 챙겨 환급액을 놓치는
것 모두 본인 책임이라는 것입니다. 국세청은 간소화 시스템을 만들어 거들 뿐이죠.
[출처/참조] 택스워치 이상원 기자 lsw@taxwatch.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