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禁세금] 상속문제로 인한 아들의 행패
위자료 명목으로 소유권 이전 시 유상 양도에 해당
위자료 지급 시에도 양도한 것으로 간주
# 상속문제로 인한 아들의 가족 폭행 아들에게 양도했던 상가, 양도세 과세했다 취소 |
"아빠, 신형 BMW 한 대 뽑아줘. 안 사주면 동생들 가만두지 않을거야."
"이번이 정말 마지막이다. 죄없는 네 동생들은 제발 건드리지 말아라."
인천에 사는 임모씨는 아내 안모씨와 함께 부동산 임대업으로 50억원이 넘는 재산을 모았습니다. 부부는 동네에서 남부럽지 않은 자산가였지만 자녀들 이야기만 나오면 말문이 막힙니다.
임씨 부부 슬하의 1남2녀는 성년이 된 후에도
부모의 도움 없이는 아무 것도 하지 못했는데요. 아들은 변변한 직업도 없이 부모의 재산을 흥청망청 써댔고, 두 딸도 취직할 생각은 하지 않은채 집에만 틀어박혀 있었죠.
그래도 하나 있는 아들 자식을 방치할 수는 없어서 부평에 있는 아파트(135㎡) 한 채와 지하상가 점포를 아들 명의로 사줬습니다. 아들이 하루빨리
철이 들었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했죠.
하지만 아들은 부모의 재산만 믿고 방탕한 생활에 빠져 있었습니다. 수입 승용차와 명품의류는
기본이고 유흥비까지 펑펑 써댔는데요. 더욱 문제는 아들이 술에 취하면 가족들에게 행패를 부린다는 점이었습니다.
그 무렵 부부는 공동명의로 20억원짜리 주상복합 상가건물을 샀습니다. 노후 생활에 대비하기 위해 임대용 건물을 고른 겁니다. 나중에 부부
중 한 사람이 사망하면 건물 지분은 아들이 아니라 두 딸에게 물려주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아들의 주폭(酒暴)이 심해지면서 부부 사이도
삐걱댔습니다. 임씨의 아들을 잘못 키운 책임을 아내에 돌렸는데요. 툭하면
아내가 가정교육을 소홀히 한 탓에 아들이 개망나니가 됐다고 화풀이를 했습니다.
급기야 부부싸움을 벌이던 중 임씨가 손찌검을 했고 아내는 그 자리에서 쓰러졌습니다. 아내는
병원에 옮겨져 치료를 받았지만 끝내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숨을 거뒀습니다.
어머니가 죽은 후 아들의 행패는 도를 넘었습니다. 아버지 때문에 어머니가 세상을 떠났고, 자기 몫의 재산을 동생들에게 물려주려고 했다는 이유에서였죠. 두
동생을 때리는 것도 모자라 아버지를 폭행하는 패륜도 서슴지 않았는데요. 이 때문에 경찰이 12차례나 출동했습니다.
임씨는 공포에 떨고 있는 딸들을 딴 동네로 피신시킨 후, 아들 명의로 취득한 아파트에 대해
소유권이전 등기말소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아들과의 관계를 끊으려고 작심한 겁니다.
소송 사실을 알아챈 아들은 아버지의 만행을 고발한다며 인터넷과 전단지를 돌리고, 수시로
아버지를 찾아가 주상복합 상가 지분을 내놓으라고 협박했습니다. 결국 법원은 아버지와 아들에게 조정을
권유했고, 아버지는 아들 몫의 상속재산을 미리 주기로 했습니다.
임씨는 자신이 보유한 또 다른 상가건물(20억원 상당)의
지분 절반인 10억원을 아들에게 넘겼는데요. 아들도 더 이상
민·형사상 이의를 제기하지 않겠다고 약속했습니다. 대신 아내
몫이었던 상가 지분 10억원은 두 딸에게 5억원씩 물려주면서
상속 분쟁은 마무리되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하지만 국세청이 뒤늦게 아들에 대해 증여세 세무조사에 나서면서 아버지와의 악연이 계속됐습니다. 아들은
아버지로부터 재산을 증여받은 게 아니라 어머니의 사망 책임에 대한 위자료 명목으로 부동산 명의를 넘겨받았다고 주장했습니다.
결국 아버지가 아들에게 상가건물 지분을 판 셈이 됐고, 양도소득세까지 내게 된 겁니다. 반면 아들은 물려받은 부동산 지분에 대해 증여세를 피하게 됐죠. 국세청
직원은 아들의 말만 믿고 아버지에게 상가건물에 대한 양도세 1991만원을 추징했습니다.
임씨는 국세청장을 상대로 심사청구를 제기했는데요. 사건을 다시 검토한 국세청은 "임씨가 아들에게 상가건물 소유권을 이전한 것은 양도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양도세 취소 결정을 내렸습니다.
임씨가 양도세를 돌려받은 과정에는 처남들의 확인서가 결정적이었습니다. 고인이 된 아내의
동생 안모씨 등 3명은 조카가 그동안 저지른 만행을 증언했고, 경제적
능력이 없는 상태에서 부모로부터 재산을 물려받은 사실까지 털어놨습니다.
국세청은 "세무조사 과정에서 아들의 주장만 듣고 사실관계 조사를 하지 않은 점을
인정한다"며 "처남들의 확인서와 법원의
조정 결과를 볼 때 양도가 아닌 증여로 보는 게 타당하다"고 밝혔습니다.
*위자료로 준 부동산의 양도세
손해배상 과정에서 당사자간 합의나 법원 판결에 의해 위자료를 지급하기로
하고, 부동산을 대물변제한 경우에는 그 자산을 양도한 것으로 본다. 위자료
명목으로 소유권을 이전한 것도 유상 양도에 해당하므로 양도세 과세대상이다.
[출처/참조] 택스워치 임명규 기자 seven@taxwatch.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