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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세극장]8년 만에 돌아온 아들

2019-01-21

임명규 기자 seven@taxwatch.co.kr 택스워치

첨부파일 :  

아내 불륜으로 이혼, 자녀 양육비 받고 모친과 함께 거주
국세청 '3주택자' 양도세 부과...심판원 '1주택자' 비과세 결정

"엄마! 저 오늘 이혼했어요. 아이들도 제가 키우기로 했어요."
"얼마나 마음 고생이 심했니? 걱정말고 집에 들어와 살거라."

경기도에서 30년 넘게 맞벌이부부로 살아온 정모씨는 3년 전 직장을 그만두고 노후 생활을 즐기고 있습니다. 퇴직 전까지 남편과 함께 모아놓은 재산이 수십억원에 달하고, 꼬박꼬박 나오는 연금이 있어 노후 걱정도 필요없죠. 

자녀들도 일찌감치 결혼하고 가정을 꾸렸어요. 대기업 생산직 근로자인 아들은 10년 전 결혼해 초등학생과 유치원생을 키우고 있죠. 결혼 당시부터 부모의 힘을 빌리지 않고 집까지 한 채 마련한 아들이 대견하기만 했는데요. 
 

그런데 어느날 갑자기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 전해졌어요. 며느리의 불륜으로 아들이 이혼소송을 벌이게 된 거에요. 법원은 며느리에게 자녀들이 성인이 될 때까지 매월 양육비 200만원씩 지급하라고 판결했어요. 

아들은 이혼 후 아이들을 데리고 부모와 함께 살게 됐어요. 엄마 없이 지내야 할 손자들을 할머니가 직접 챙기기로 했거든요. 다행히 아들뿐만 아니라 손자들도 할머니의 보살핌 덕분에 안정을 되찾았어요. 

"손자들까지 함께 살기엔 집이 너무 좁지 않아요?"
"안그래도 이사갈 생각이었단다. 연립주택은 네 명의로 돌려주마."
"그럼 명의변경 전에 동생 집으로 전입신고해 놓을게요."

정씨는 13년 동안 살던 경기도의 아파트와 또 다른 연립주택을 갖고 있었는데요. 아파트는 3억원이 올랐는데 당장 팔면 1세대2주택자가 되기 때문에 양도소득세를 낼 상황이었죠. 

게다가 아들도 이미 집 한 채를 보유했기 때문에 한 세대로 묶이면 1세대3주택자가 될 수도 있었어요. 그래서 연립주택을 아들에게 증여한 후 아파트를 팔기로 했어요. 정씨가 아들과 세대를 분리하고 1세대1주택자가 되면 양도세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었기 때문이죠. 

정씨와 함께 살고 있던 아들은 결혼한 여동생의 집주소로 위장전입을 시켰어요. 정씨는 이튿날 연립주택을 아들 명의로 넘겼고 한 달 후 아파트도 다른 사람에게 팔았어요. 

정씨는 아파트를 통해 3억원의 시세 차익을 올렸고 세무서에는 1세대1주택자라며 양도세 비과세 신고를 했어요. 그런데 아파트를 판 지 9개월 만에 세무서 직원이 찾아왔어요. 

"세무서에서 나왔습니다. 잠깐 협조 좀 부탁드립니다."
"무슨 일이시죠? 저희 세금 밀린 적 없는데요."
"양도세 조사입니다. 작년에 집 파신 적 있죠?"

세무서 직원은 정씨가 아들과 함께 살았는지 집중적으로 추궁했어요. 거실과 주방, 화장실 등 생활공간을 아들과 함께 사용했는지 조사했어요. 정씨도 아들뿐만 아니라 손자들과 함께 한 집에서 지낸 사실을 인정했어요. 

하지만 30대 후반의 나이에 이혼하고 돌아온 아들과는 독립된 세대라고 주장했어요. 주민등록상으로는 같은 세대지만 생계를 따로 하기 때문에 엄연히 다른 세대였다는 설명이죠. 

실제로 아들은 직장에 다니며 돈을 벌고 있었고 자녀 양육비도 전처로부터 따로 받았으니, 정씨와는 생계가 완전히 분리된 상태였어요. 그럼에도 세무서는 정씨를 1세대3주택자로 판단해 무거운 양도세를 추징했어요. 

"그때 아드님은 왜 위장전입을 한 겁니까?"
"주소가 같으면 동일 세대로 오해받을까봐 한 거에요."
"양도세를 피하려고 증여와 위장전입 플랜을 짠 거잖아요."

정씨는 과세 처분이 억울하다며 이의신청도 내봤지만 국세청은 꿈쩍도 하지 않았어요.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조세심판원을 찾아갔더니 4개월 만에 결정이 내려졌어요. 국세청이 추징한 양도세 전액을 돌려주라는 내용이었어요. 

조세심판원은 정씨를 1세대1주택자로 인정했어요. 정씨와 아들이 비록 함께 거주했지만 각자 생계를 유지할 정도로 소득과 재산상태가 넉넉했다는 판단이에요. 신용카드 사용료나 보험료, 지방세 등을 각자 부담했다는 사실도 받아들여졌어요. 

심판원은 "이미 결혼 후 독립 세대였던 아들이 정씨의 집으로 전입한 것도 배우자와 이혼하면서 자녀 2명을 부양하기 위한 목적이었다"며 "동일 세대로 보고 양도세를 과세한 처분에는 잘못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 절세 Tip
양도세를 비과세하는 1세대1주택이란 거주자와 그 배우자가 동일한 주소에서 생계를 같이 하는 가족과 함께 구성하는 1세대를 기준으로 한다. 1세대가 양도일 현재 국내 1주택을 보유한 경우로서 해당 주택의 보유기간이 2년 이상이면 1세대1주택으로 보고 양도세 비과세 혜택을 준다. 배우자가 없는 경우에도 30세 이상이거나 배우자 사망 또는 이혼 등의 사유가 있으면 1세대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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